김삼기 / 시인, 칼럼리스트 호남지역은 국내 평야 중 가장 큰 호남평야와 두 번째 큰 나주평야가 자리 잡고 있는 곡창지대다. 호남평야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지평선을 볼 수 있는 드넓은 국내 최대 평야로 만경강과 동진강 유역에 펼쳐져 있으며, 전북지역 8개 시,군 내륙에 걸쳐 있는 평야고. 나주평야는 국내에서 두 번째 큰 평야로 영산강 유역에 펼쳐져 있으며, 광주광역시에서 나주 사이 전남지역 해안 인근에 걸쳐 있는 평야다. 두 평야는 이웃해 있어 토양과 환경이 비슷하지만 천재(天災)는 극과 극으로 대조를 이룬다. 통계에 의하면, 호남평야는 국내 평야 중 천재지변의 피해를 가장 적게 받고, 나주평야는 가장 많이 받는 곳이라고 한다. 호남평야는 기후나 강수량 등이 농사짓기에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으나, 나주평야는 강한 태풍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있어 농사짓기가 여간 쉽지 않은 곳이다. 호남지역 사람들도 두 평야를 닮았다 천재지변의 피해가 거의 없는 호남평야의 전북 사람들은 성격이 국내에서 가장 온순한 편이고, 천재지변의 피해가 가장 심한 나주평야의 광주광역시와 전남 사람들은 성격이 국내에서 가장 강한 편이다. 동물(토끼)을 닮은 한반도 지도에서 전북과 광주,전남은 동
김삼기 / 시인, 칼럼리스트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 어느 니라도 변호사와 의사가 최고의 자격증을 가진 전문가라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 그런데 최근 우리나라에서 변호사는 울고, 의사는 웃고 있는 게 현실이다. 변호사의 경우, '2012년부터 2020년까지 변호사시험 합격 이후 법률기관에 취업하지 못한 수가 약 5000여 명에 달한다.'고 지난 10일 변호사협회가 밝혔다. 전체 합격자 1만4336명 중 약 40%가량이 법원이나 검찰, 법무법인 등 일선으로 바로 진출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2012년 이후 변호사시험 합격자 수가 매년 1400~1700명에 달한데 반해 법률 시장의 일자리는 1000개 수준에 그치고 있으니 그럴 만도 하다. 변호사가 수요에 비해 공급이 넘치기 때문이다. 반면 지난 2006년 이후 15년 동안 의과대학 입학 정원을 3,058명으로 동결한 의사의 경우, 의사고시만 합격하면 100% 병원이나 의료기관에 취업이 되고 있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의 의사 인력이 인구 10만 명당 14명인데 비해 우리나라는 겨우 6명에 불과하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도 인구(5200만명) 대비 의대 입학 정원이 7,000명은 돼야
김삼기 / 시인, 칼럼리스트 일본은 1930년부터 1945년 패망하기 전까지 15년 동안 조선, 일본, 중국,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 여러 나라 여성들을 강제로 동원하여 위안부 역할을 하게 한 파렴치한 역사를 가지고 있다. 이에 각국 피해자들과 단체와 정부그리고 UN을 비롯한 국제기구가 위안부에 대한 일본의 진상규명과 정당한 배상을 요구해왔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적극적인 반성이나 해결 의지기 전혀 없고, 그래서 위안부 문제는 아직까지도 국제적인 문제로 남아 있다. 특히 일본의 식민지였던 조선의 여성은 취업사기·유괴·공권력 등에 의한 협박·인신매매와 같은 다양한 방법으로 동원된 가장 큰 피해자였다. 위안부 동원은 주로 소개업자나 군위안소 업자들이 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하층관리들이 동원에 관여하는 경우도 상당수 있었다. 특히 전쟁 중에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는 일본군이 위안부를 동원하는 데는 후방의 권력기관, 그리고 그 권력기관의 요구를 들어줄 수밖에 없는 민간인 등이 연쇄적으로 긴밀히 연결되어 위안부를 동원할 수밖에 없었다. 어제 모임에서 만난 60대 여성은 일본군에게 능욕을 당한 위안부 할머니들이 가장 큰 피해자지만, 자신의 이모같이 위안부에 동원되는 게
김삼기 / 시인, 칼럼리스트 1970년대 말 개인용 컴퓨터(PC)가 보편화되면서부터 인류는 지난 40여 년 동안 수많은 기록물을 컴퓨터에 저장(貯藏)해 두기 시작했다. 아직까진 계산과 정보수집과 각종 작업수행 등이 컴퓨터의 주요 역할지만, 아마 100년쯤 후에는 ‘저장貯藏)’이 가장 중요한 역할이 될지도 모르겠다. 인류의 역사가 컴퓨터 안에 다 저장될 것이기 때문이다. 예로부터 부잣집 곳간엔 쌀과 각종 곡식이 가득했고, 장독대에도 여러 종류의 식자재가 항아리에 저장되어 있었고, 마당 한 쪽에도 장작이나 볏단이 풍성하게 쌓여 있었다. “많은 것을 저장해두어야 행복하다.”는 저장문화가 예나 지금이나 우리 사회에 깔려 있어, ‘저장貯藏)’이 부의 척도로 자리매김해왔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부잣집 주인이 곳간이나 장독대에 저장된 많은 것들 중, 해가 되거나 불필요한 것들은 없애야 하듯이, 인류도 이제는 지난 40여 년 동안 저장해둔 기록물들 중, 해가 되거나 불필요한 것들은 하나씩 삭제(削除)해야 하는 시대가 되었다. 저장물이 풍성한 저장문화와 함께 해가 되거나 불필요한 것들을 ‘삭제(削除)’해야 하는 삭제문화도 공존하는 시대가 되었다는 말이다. 그런데 최근 전 세
김삼기 / 시인, 칼럼리스트 '효자(孝子)'는 부모를 잘 섬기는 아들이란 뜻으로, 효행을 잘 하는 아들을 일컫는 말이다. 그리고 ‘효자(孝子)’字에 접두사 ‘不’을 붙인 ‘불효자(不孝子)’는 부모를 잘 섬기지 않는 아들이란 뜻이다. '不'은 '않다, 아니하다'라는 뜻을 지닌 술어 부정 접두사로, ‘不’이 붙는 말은 '무엇이 아니다, 무엇이지 않다'라는 의미로 쓰인다. ‘不'이 술어 부정 접두사이기에 ’不‘이 붙는 말은 주로 '-이다, -하다'라는 술어와 어울려 쓰인다. 예를 들어 ‘불효자(이다)’, ‘불필요(하다)’ 등과 같이 ‘불’은 ‘–이다’. ‘-하다’와 잘 어울리는 접두사다. 상형문자 ‘不’은 새가 하늘로 올라가 내려오지 않는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한다. 그래서 ‘不’은 불가능이라는 의미를 가진 완전 부정을 뜻한다. 한편 ‘非’는 ‘不’과 비슷한 뜻으로 사용되고 있는 접두사다. 상형문자 ‘非’는 개의 양 날개인데 반대로 가지런히 있어 날아갈 수 없다는 “거기에 들어가지 못한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羽(깃우)’는 날개가 같은 방향으로 작용을 하여 날아간다는 의미인데, ‘非(아닐비)’는 날개가 반대방향으로 있으니 날아가는 영역에 들어가지 못한다는
김삼기 / 시인, 칼럼리스트 어렸을 때 할머니로부터 나쁜 짓을 하면 마귀할멈이 와서 벌을 주거나 잡아간다는 전래동화를 많이 들었다. 그래서 마귀할멈은 착한 사람은 해치지 않고 나쁜 사람만 괴롭히거나 해치는 악한 존재로 알았다. 우리나라 고대소설의 경우도 대부분 선과 악이 싸워서 선이 이기고 악이 지는 권선징악으로 이루어졌다. 여기서도 악한 역할을 담당하는 동물 등이 등장하여 악을 징벌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성경에서도 죄 짓는 자들이 사탄으로부터 괴롭힘을 당하고 저주를 받는다고 나와 있다. 위 세 가지 예에서 마귀할멈이나 악을 담당하는 동물이나 사탄이 잘못하거나 죄 짓는 자를 벌하는 있으니, 역설적으로 이들은 정의를 실천하는 의로운 존재로도 볼 수 있다. 선한 자를 벌했다면 악한 존재가 맞지만, 악한 자를 벌했으니 당연히 의로운 존재로도 해석될수 있다는 말이다. 사실 정확히 말하자면, 나쁜 짓을 하면 마귀할멈이 아닌 법관할아범이 벌을 주고, 선과 악이 싸울 때도 정의의 사자가 악을 징계하고, 죄 짓는 자들도 공의의 신이 벌을 주어야 이치에 맞다. 그런데 우리는 마귀나 사탄은 선하고 의로운 자를 괴롭히거나 패망의 길로 유도하는 존재이고, 결국은 죽음의 길로 가
김삼기 / 시인, 칼럼리스트 글에는 마침표(.), 쉼표(,), 물음표(?), 느낌표(!), 따옴표(" ", ‘ ’), 묶음표(( ),{ },[ ]) 등의 부호가 있어, 문장을 짜임새 있게 만들어주고 문장 전체의 정확한 의미를 부여해준다. 또한 글에는 '그러나(but)', '그리고(and)', '만일(if)' 등의 접속사가 있어, 문장과 문장을 연결해주고 글 전체의 흐름을 매끄럽게 하는 역할을 한다. 글에서 부호와 접속사가 글의 의미와 효과를 살려주고 매끄럽게 하듯이, 우리의 삶속에서도 인생의 부호와 접속사가 삶의 가치와 의미를 잘 나타내주고 있다. 일이나 과정을 하나씩 마무리(.)도 하고, 살다가 지치고 힘들면 쉼(,)도 갖고, 궁금한 것은 질문(?)도 하고, 기쁜 일이나 슬픈 일이 생기면 감탄(!)도 하고, 때론 세상의 지혜를 인용(" ")도 하고,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거나 삶이 힘들 땐 반전(but)도 하고, 연속성이 잇는 일이 생기면 계속(and)하고, 미래 비전에 대해서는 가정(if)도 해보고, 수학의 사칙연산처럼 사람이나 사건과 만남/시작(+)도 하고, 이별/중단(-)도 하고, 결혼/추진(×)도 하고, 이혼/포기(÷)를 하기도 하고, 이 게 우리가
김삼기 / 시인, 칼럼리스트 2년 전 인도 델리에 갔을 때, 첫날은 도로 위를 달리는 차량들의 무질서와 운전자의 난폭운전 때문에 무척 불안했다. 그러나 이튿날부터는 점점 델리 시내의 차량 행렬이 질서정연해졌고, 운전자도 교통법규를 잘 지켰고, 그래서 편안한 마음으로 도로를 달릴 수 있었다. 이는 델리 시내의 교통 환경은 전혀 변하지 않았지만, 우측통행하는 차량 행렬에 익숙했던 내가 시간이 지나면서 좌측통행하는 델리의 교통 시스템에 점점 적응되었기 때문이다. 세계는 도로 중앙선을 기준으로 차량이 우측방향으로 진행하는 나라와 좌측방향으로 진행하는 나라로 나뉘어져 있다. 그리고 우측통행을 하던 좌측통행을 하던 세계의 모든 차량은 중앙선 쪽에 운전대가 있어, 반대 방향에서 오는 차량과의 충돌을 피하기 위한 차 중심의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다. 그래서 우측통행 시스템에서는 좌측에, 좌측통행 시스템에서는 우측에 운전대가 있다 그리고 버스 같은 대형차량의 경우 우측통행(좌측 운전대) 차의 문은 우측에, 좌측통행(우측 운전대) 차의 문은 좌측에, 즉 사람 중심의 인도 쪽에 있다. 인도 출장 3일째 되는 토요일에 델리 시내 유적지도 몇 군데 다녀왔다. 그런데 주말이어서 그런지
김삼기 / 시인, 칼럼리스트 어제(3.2) 윤석열 검찰총장이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검찰 수사권 완전 폐지를 목표로 하는 중대범죄수사청 추진과 관련해 "지금 추진되는 입법은 검찰 해체이자 헌법 정신의 파괴"라고 비판했다. 이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윤 총장의 의견에 대해 전적으로 공감(共感)한다."고 밝혔다. 지난 2월 18일에도 안철수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는 금태섭 후보와의 첫 TV토론에서 “금태섭 후보의 발언에 대해 전적으로 동감(同感)한다."고 말했다. 금태섭 후보가 "국민의힘이나 민주당이 극렬 지지층을 끊어내지 못해 합리적 정치 상식에 맞는 정치가 실종되고 있다"고 말한 직후였다. 문제는 안 대표가 윤 총장에게는 공감(共感)을, 금 후보에게는 동감(同感)을 했다는 점이다. 안 대표가 공감(共感)과 동감(同感)의 의미가 분명히 다르다는 것을 모를 일이 없었을 텐데, 왜 윤 총장과 금 후보에게 각각 다르게 표현했을까? 공감(共感, Sympathy)은 '그렇게 생각 한다'는 뜻이며, 상대의 사고나 감정을 나 자신의 내부로 옮겨 넣어, 상대의 체험과 동질의 심리적 과정을 만드는 감정으로 상대 입장에서 내가 느끼는 감정이고, 동감(同感,
김삼기 / 시인, 칼럼리스트 이스라엘 남부지역에 위치한 마사다(Masada)는 유대인 민족주의자들이 2년여 동안 로마제국의 이스라엘 점령을 막으려고 마지막까지 항전했던 요새다. 로마 군사가 유대인 동족을 방패막이로 앞세워 마사다 요새를 공략하자, 동족을 죽일 수 없기 때문에 마사다 요새의 유대인은 로마 군사에게 처형되는 것 대신 스스로 죽음을 택했다. 이에 유대인은 각자의 집으로 돌아가 가족을 죽이고, 다시 모여 열 사람씩 조를 짜서 제비뽑기를 통해 한 사람이 아홉 명을 죽이는 방식으로 죽음의 의식을 반복해서 치렀다. 최후의 한 사람은 전원이 죽은 것을 확인하고 성에 불을 지른 후 자결했다. 로마 군사가 마사다 요새에 진입했을 때, 마사다에는 936구의 시체 외에 살아남은 자는 5명의 어린이와 2명의 여자뿐이었다. 이들이 당시 상황을 증언함으로서 마사다 항전의 이야기가 전해질 수 있었다고 한다. 그 후 마사다는 유대인의 역사적 현장으로 이스라엘의 민족적 자긍심과 단결을 상징하는 장소로 인정되어 2001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되기도 했다. 이스라엘 사관생도는 임관식을 마사다 요새에서 갖고, 그들은 마사다에서 "더 이상 마사다는 없다(No more M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