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9 (금)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멀리서 다가오는 斷想] 현재


   김삼기(1959) / 시인, 칼럼니스트

 

1) 철수는 과거에 정치학을 전공했다. (O)

2) 철수는 과거 정치학을 전공했다. (X)

3) 철수는 미래에 국회의원이 될 것이다. (O)

4) 철수는 미래 국회의원이 될 것이다. (X)

5) 철수는 현재에 정치부 기자다. (X)

6) 철수는 현재 정치부 기자다. (O)

 

우리는 위 예에서 2), 4), 5)는 틀린 문장으로 여겨 사용하지 않고, 1), 3), 6)은 맞는 문장으로 여겨 대화 할 때 자주 사용한다.

 

그런데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과거'와 '미래'는 시간을 표현할 때 함께 나타내는 조사 '를 붙여 사용하지만, '현재'는 조사 를 붙이지 않고 사용한다는 점이다.

 

시간을 표현할 때 사용하는 조사 '' 앞에 있는 단어가 명사냐 부사냐에 따라 조사 를 생략하고 안 하는 문법 차원을 넘어,'현재'가 '과거', '미래'와 다르게 쓰이고 있다는 점이다.

 

'과거', '현재', '미래' 중에서 왜 '현재'만 시간을 표현할 때 사용하는 조사 ''를 쓰지 않을까?

 

(따옴표를 한 '과거', '현재', '미래'는 단어 과거, 현재, 미래를 나타내는 것) 


이 답을 얻기 위해 조사 ''가 시간뿐만 아니라, 장소를 표한할 때 사용도하는 조사도 된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시간을 하나의 영역으로 놓고 생각해봤다.

 

과거와 미래는 엄청난 영역을 가지고 있지만, 현재는 눈 깜작할 사이에 사라지는 찰나에 불과해 현재의 영역은 존재하지 않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었다.

 

물리학에서도 현재라는 개념을 배제하고 과거와 미래만 가지고 실험해도 큰 문제가 없을 정도로 현재의 영역을 무시한다고 한다.

 

그러니까 현재를 과거와 미래를 구분하는 경계선 정도로 인정하며, 현재의 크기나 영역을 0으로 보고 있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현재는 그 영역이 없기 때문에, 나는 위 문장에서처럼 단어 '현재'는 시간을 표현할 때 사용하는 조사 ''를 붙이지 않는다는 답을 얻을 수 있었다.

 

한편, 현재의 영역이 찰나라면 사실 우리가 일상에서 단어 '현재'를 사용하는 자체가 모순인데도, 우리는 '과거', '미래'보다 오히려 '현재'와 더 친하고 '현재'를 더 많이 사용해왔다.

 

아마도 과거, 미래에 비해 현재의 의미가 의식과 실천에 관하여 훨씬 우월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인류는 생활 속에서 현재의 영역을 확장하여 현재와 가까운 과거와 미래까지 현재 시점에 포함하여 사용하게 되었다.

 

현재의 영역은 1일, 1주일, 1개월, 100일, 1년 등 사람마다 자신의 비전과 상황에 따라 다 다르지만, 대체적으로 1일을 현재의 영역으로 여기고, 하루를 현재의 개념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즉, 우리는 하루하루를 어떻게 살아가느냐에 따라 삶의 성패가 좌우되기 때문에, 日日現又日現(일일현우일현, 날마다 현재고 또 날마다 현재)의 자세로 매일 최선을 다하여 하루라는 현재를 잘 살아야 한다.

 

공이 바닥에 떨어질 때, 떨어지는 힘이 강하면 공이 높이 올라가지만, 떨어지는 힘이 약하면 높이 올라가지 못 하듯이, 우리 삶도 떨어지는 과거와 올라가는 미래보다 바닥이라는 현재가 더 중요하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스펙이나 배경 등 과거가 좋은 사람은 현재 상황을 딛고 성공적인 미래가 보장되지만, 못 배우고 불우한 환경 등 과거가 좋지 않은 사람은 현재 상황만을 딛고 행복한 미래를 보장받기 어렵다.

 

하지만, 공이 아무리 강하게 내려와도 바닥이 물렁물렁하면 에너지를 바닥에 빼앗겨 공이 높이 오를 수 없고공이 아무리 약하게 내려와도 바닥이 단단하면 반발계수가 높아 공은 높이 오를 수 있듯이,

 

우리 삶도 과거(공 떨어짐)보다 현재(바닥)를 어떻게 사느냐에 따라 미래(공 올라감)가 좌우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공이 강하게 내려오는 것보다 바닥이 얼마나 단단하냐가 더 중요하다는 반발계수 원리다.

 

우리는 삶 속의 현재의 가치를 최고로 끌어올려 과거에 상관없이 행복한 미래를 보장받아야 한다.

 

우리 삶 속의 현재(Present)는 시간의 경계선인 현재(찰나)에서 가까운 과거와 미래의 시간까지 빌려온 영역으로, 신이 사람에게 내려준 가장 귀한 선물(Present)이다.

 

[단상]

톨스토이가 말했듯이, 어떤 환경일지라도 현재가 누구에게나 일생일대에 걸쳐 가장 중요한 시점(기회)이 아닐까요?


   

 




갤러리


물류역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