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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서 다가오는 斷想] 마당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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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삼기 / 시인, 칼럼니스트

    

내가 매일 새벽에 다니는 등산코스 주변에는 30여 평의 작은 공간에 고작 운동기구 5-6개가 놓여있는 소규모 체력단련장이 10여개 있다.

 

이 소규모 체력단련장은 산 정상에 있는 꽤 크고 운동기구도 많이 있는 지자체 소속 체력단련장에 비해 초라하지만, 운동하는 등산객은 오히려 산 정상 체력단련장보다 훨씬 많다.

 

얼마 전 소규모 체력단련장에 들러 운동하면서 안 사실인데, 소규모 체력단련장은 주로 70대 노인 1-2명이 시에서 허가받지 않고 임의대로 조성하여 자발적으로 매일 관리하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소규모 체력단련장은 항상 누군가 빗자루로 깨끗하게 쓴 흔적이 있었다.

 

비가 제법 내린 오늘 새벽에도 누군가 깨끗이 쓴 흔적이 있는 소규모 체력단련장을 보면서, 나는 시골집에서 할머니와의 추억을 떠올렸다.

 

내가 살았던 시골집의 구조는 본채와 본채 앞쪽에는 큰 마당이 있고, 우측에는 행랑채와 우물터와 꽃밭이 있고, 본채 좌측에는 100여 평의 텃밭이 있고, 본채 뒤쪽에는 장독대와 대나무밭이 있었다.

 

내가 중학생이 되자, 할머니는 나에게 매일 아침 일어나 마당을 쓸고, 가능하면 본채를 중심으로 빙 돌아가면서 집 안 전체를 빗자루로 깨끗하게 쓸라는 마당쓸기미션을 주셨다.

 

어떤 이유에서 그랬는지 모르지만, 나는 그 미션을 꼭 수행하기 위해 노력했고, 그 결과 하루도 빠지지 않고 마당쓸기로 하루를 시작할 수 있었다.

 

처음에는 짜증도 났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마당쓸기는 내 생활의 일부가 되었고, 그래서 마당쓸기를 하지 않으면 나의 하루가 엉망이 되는 기분이었다.

 

마당을 다 쓸고 나면, 마당에는 항상 열을 번갈아가며 반대 반향의 빗살무늬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큰 빗자루를 사용할 때 그려지는 큰 빗살무늬 그림과 작은 빗자루를 사용할 때 그려지는 작은 빗살무늬 그림을 보면서, 나는 내 스스로 만들어내는 예술작품을 날마다 감상하면서 감탄하곤 했다.

 

그리고 매일 본채 처마 밑에서 시작하여 앞집이 있는 두엄 쪽으로 방향을 잡고 마당을 쓸다보니, 처마 쪽 지형이 낮아지는 게 걱정이었는데, 오히려 비가 올 때, 비가 앞집으로 흘러가지 않고, 처마 쪽으로 모여 흘러갈 수 있다는 것도 깨달았다.

 

눈이 올 때도 마당쓸기를 쉬지 않았는데, 마당에 있는 눈을 쓸고 난 후, 행랑채와 우물터와 꽃밭과 텃밭과 함께 어우러져 있는 마당에 그러진 그림은 더 환상적이었다.

 

할머니는 마당이 깨끗할 때는 아침에 마당쓸기를 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지만, 나는 화가가 도화지에 그림을 그리면서 행복하듯이, 마당에 빗살무늬 그림을 그리면서 얻어지는 행복감을 느끼기 위해 일부러 마당쓸기를 하기도 했다.

 

오늘 새벽 소규모 체력단련장을 쓸었던 누군가도 내가 50년 전 마당을 쓸었던 기분과 같았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체력단련장을 깨끗히 쓸면서 자신의 마음도 깨끗이 쓸었을 것이라는 생각도 했다.

 

우리의 마음도 하루를 보내면서 온갖 좋지 않은 것들로 쌓여 지저분해질 수밖에 없는데, 어떻게 해서라도 매일 아침에 마음을 깨끗하게 청소해야 하루를 즐겁게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깨끗하게 청소된 마음을 보면서, 나 자신을 더 사랑하고, 나 자신에 대해서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

 

50년 전 할머니가 가능하면 마당뿐만 아니라 집 안 전체를 다 쓸라고 하셨듯이, 우리도 마음뿐만 아니라 머리도 감정도 생각까지도 다 매일 청소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또한 마당을 쓸 때, 처마 쪽에서 앞집 방향으로 쓸어 앞집 쪽이 더 높아져 빗물이 앞집으로 흘러가지 않도록 방향을 잡듯이, 우리가 마음을 깨끗이 쓸 때도 남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방향을 잡아야 한다.

 

나도 등산코스 중간에 소규모 체력단련장을 만들어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게 할 생각이고, 특히 날마다 할머니를 생각하면서 그 체력단련장을 깨끗이 쓸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내 마음도 같이 깨끗이 쓸 것이고,

 

[단상]

매일 아침 마음을 깨끗이 청소하는 습관을 가지면 좋겠습니다.

오늘은 6월의 마지막 주말인데, 즐겁고 행복하게 보내시기 바랍니다.

 

 


[멀리서 다가오는 斷想] 진보은행 보수은행 김삼기 / 시인, 칼럼니스트 나는 요즘 대선정국 상황에서 여와 야가 싸우는 모습이 그리 나쁘지만은 않다고 생각한다. 내가 여나 야 어느 쪽에도 치우쳐 있지 않기 때문이다. 만약 내가 어느 한 쪽에 치우쳐 있다면, 나도 상대당을 비방하면서 여와 야의 싸움이 우리나라를 혼란에 빠트리고 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북한 같이 하나의 당이 지배하는 구조에서는 권력에 의한 부조리가 절대 드러날 수 없지만, 양당이 주축을 이루고 있는 우리나라이기에 대장동사건이나 고발사주사건 같은 굵직한 사건들이 옳건 그르건 수면 위로 올라와, 향후 더 발전적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게 다행이 아닐 수 없다. 어찌 보면, 국가는 남녀가 만나서 결혼하고 자식을 낳아 양육하는 하나의 가정 같기도 하다. 세계 각국을 보더라도, 민주주의를 지향하는 모든 국가는 진보가 더 강하건 아니면 보수가 더 강하건 일단 진보와 보수의 세력으로 나뉘어져 있다. 특히 자유와 평등을 지향하는 민주주의 국가는 진보와 보수라는 세력이 만나, 서로의 가치가 결합되면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여, 국민에게 유익을 주는 공동체라고 볼 수 있다. 그러기에 자식을 낳은 부모 중 한 명이 죽거나 집을 나간다면, 자식은 어렵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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