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7 (토)

  • 맑음동두천 12.1℃
  • 맑음강릉 21.0℃
  • 맑음서울 14.2℃
  • 맑음대전 14.0℃
  • 맑음대구 15.1℃
  • 맑음울산 13.0℃
  • 맑음광주 14.9℃
  • 구름많음부산 14.7℃
  • 맑음고창 10.1℃
  • 흐림제주 15.7℃
  • 맑음강화 8.4℃
  • 맑음보은 12.3℃
  • 맑음금산 11.0℃
  • 맑음강진군 12.1℃
  • 맑음경주시 11.3℃
  • 구름많음거제 12.1℃
기상청 제공

[멀리서 다가오는 斷想] 관계(인연)


   김삼기(1959) / 시인, 칼럼니스트

 

20여 년 전, 교회학교 중고등부 학생들과 강촌에 있는 수련원으로 23일 기도회를 다녀온 적이 있다.

 

첫째 날 저녁 기도회가 뜨겁게 진행될 때, 학생들에게 백지를 나눠주며 자신을 괴롭히는 사람을 순위대로 5명 적고, 그들을 용서하는 기도를 하라고 했다.

 

둘째 날 저녁에도 찬양과 기도로 영성이 풍성해진 학생들에게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을 순위대로 5명 적고, 그들에게 감사하는 기도를 하라고 했 다.

 

그리고 셋째 날 아침 학생들에게 자신이 적어낸 두 장의 종이를 나눠주며 동시에 펴보라고 했을 때, 모든 학생들이 와- 하면서 깜짝 놀라고 말았다.

 

자신을 괴롭히는 사람의 순위와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의 순위가 거의 일치했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당시 기도회에 참가했던 교회학교 교사와 학생 모두는 누군가를 미워한다는 것은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이고,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누군가를 미워한다는 것으로, 대인관계를 역설적으로 이해해도 전혀 이상이 없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위 예와 같이 학생들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어른들도 사랑하는 부부간이나 세상에서 가장 큰 인연이라 할 수 있는 부모자식간의 관계에 있어, 사랑하는 사람의 순위와 괴롭히는 사람의 순위가 역설적으로 일치하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인연이라 하는데, 인연은 그 관계에 있어 긍정적인 요소들과 부정적인 요소들이 대칭을 이루면서 형성되어야 정상적인 인연으로 발전할 수 있다.

 

만약, 긍정적인 요소건 부정적인 요소건 어느 한 쪽에 의해서만 관계가 형성된다면, 부정적인 요소로 형성된 관계는 말할 것도 없고, 긍정적인 요소로 형성된 관계도 오래 가지 못하고, 설령 오래 유지되더라도 항상 조심스럽고 불안하고 형식적인 관계로만 남게 될 것이다.

 

특히, 긍정적인 좋은 관계로만 유지되는 인연(관계)이 갑자기 좋지 않은 관계에 직면할 때, 순식간에 무너지는 것을 우리는 많이 봐왔다.

 

사람과의 관계에 있어, 사람의 좋고 나쁘고의 판단은 사람의 됨됨이로 판단되는 게 아니고, 판단하는 사람과 판단 대상이 되는 사람과의 관계에 있다고 봐야 한다.

 

우리가 선하다고 생각되는 사람도 누군가에게는 악연으로 증오의 대상이 되기도 하고, 악하다고 생각되는 사람도 누군가에게는 선한 사람이 되기도 한다는 게 이를 입증해준다.

 

대인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키는 사람 자체 보다는 관계(인연)에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지금 내가 알고 있는 사람들이 나 자신과 어떤 관계에 놓여있는지, 특히 긍정적인 부분과 부정적인 부분이 대칭을 이루며 안정적인 관계로 형성되어 있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되는지 점검해봐야 한다.


누군가가 나에게 좋은 사람이라는 것은 누군가가 좋은 사람이라는 의미 보다 나와의 관계(인연)가 좋다는 의미일 뿐이고,

 

누군가가 나에게 나쁜 사람이라는 것은 누군가가 나쁜 사람이라는 의미 보다 나와의 관계(인연)가 나쁘다는 의미일 뿐이다.

 

어차피 사람은 누구나 장단점이 있고, 태생이 전적으로 타락한 존재이기에, 사람 자체로만 인연을 만들어가야 한다면, 우리 사회는 좋은 관계(인연) 부재로 인해 불행한 사회가 되고 말았을 것이다.

 

그런데 다행이도 사람과 사람이 살아가는 우리 사회가 사람 자체가 아닌 관계 속에서 인연을 만들어가는 원리 속에 있기에, 그나마 행복한 사회로 발전해가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 사회에 사랑하는 사람의 순위와 괴롭히는 사람의 순위가 일치하는 역설적인 원리에 의한 인간관계가 형성되어 있기에, 그나마 아름다운 사회로 발전해 갈 수 있는 여지가 있는 것이다.


오늘(3.28) 저녁 6시,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이 청와대 상춘재에서 만나는데, 두 분이 서로의 관계가 역설적인 원리 속에 있다는 것을 확인하는 자리가 되면 좋겠다. 

 

[단상]

누군가를 미워한다는 것은 언젠가는 누군가를 사랑하겠다는 관심의 시작으로 이해하면 어떨까요?


 


기획특집

더보기
[신년사] 한국통합물류협회 박재억 회장
박재억 한국통합물류협회장이 31일 “진화하는 물류기술에 관심을 갖고 물류 신기술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물류서비스 개발에 진력해야 한다”고 신년사를 통해 주문했다.박 회장은 이날 발표한 신년사에서 “기회를 살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우리 물류기업들이 물류패러다임의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며, “협회는 내년 새로운 물류기술과 서비스를 우리 물류산업에 확산시키기 위해 화주·물류기업의 최고경영자들이 함께 모여 최적의 물류경영에 대한 방안을 논의하는 협력의 장을 마련하려고 한다”고 밝혔다.이와 함께 박 회장은 “해외 유수의 화주기업들을 초청해 우리 물류기업들과의 매칭 상담회도 개최할 예정”이라며 “협회가 주관하는 국제물류전시회인 ‘2016 KOREA MAT’를 확대, 개편하고 새로운 물류서비스가 더욱 확산되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또 박 회장은 “국내경기 회복지연과 수출부진에 따른 물동량 감소는 우리 물류기업의 수익을 악화시킬 것”이라며 “화주기업은 경기부진에 따른 경영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물류비 인하를 요구할 경우 이에 따른 물류기업의 고통은 가중될 것”이라고 2016년 물류시장을 전망했으며, “정보통신의 발전에 따른 산업간 융복합은 전통적인

기업물류

더보기
CJ대한통운, 로봇 ‘스팟’ 활용 택배배송 실증…미래형 물류 서비스 구축
혁신기술기업 CJ대한통운이 택배 라스트마일(Last Mile) 배송로봇 도입을 테스트한다. 분류∙피킹 등 물류센터에서 이루어지는 작업뿐 아니라 최종 배송 단계까지 물류 전(全) 단계에 걸쳐 첨단 기술을 적극 접목해 미래 물류기술 구현에 앞장선다는 계획이다. CJ대한통운은 기아, 현대건설, 로봇전문 스타트업 디하이브와 함께 보스턴 다이나믹스의 로봇개 ‘스팟(SPOT)’을 활용한 택배 라스트마일 로봇배송 실증 사업을 진행했다고 25일 밝혔다. 이번 실증 사업은 고객에게 마지막으로 상품이 전달되는 라스트마일 배송 단계에서 로보틱스 기술의 적용 가능성을 검토하기 위해 진행됐다. 실증 사업은 지난 17일부터 25일까지 고양시 덕양구에 위치한 ‘힐스테이트 라피아노 삼송’에서 진행됐다. CJ대한통운 택배기사가 차량에 스팟과 택배 상품을 상차해 배송지로 이동한 뒤, 스팟과 택배 상품을 하차시키면 스팟이 적재함에 택배를 실은 채 고객의 집 앞까지 물품을 배송하는 방식이다. 배송완료 후 스팟은 차량으로 복귀해 남은 택배를 실은 후 추가 배송을 이어간다. CJ대한통운은 실증 사업을 위해 필요한 택배차량과 물량 등 제반 환경을 제공했으며, 실제 택배상품이 안정적으로 고객에게 전해

정책/IT

더보기

교통/관광

더보기

해상/항공

더보기


닫기



사진으로 보는 물류역사

더보기

갤러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