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서 다가오는 斷想] 3인방

2022.04.18 05:35:21


   김삼기(1959) / 시인, 칼럼니스트

 

[A집 아들 세 명]

A집 아들 셋이 치킨게임에 나가 승리하여 받은 많은 황금을 부모에게 드렸다.

축배주를 들기 위해 첫째가 술을 사러 갔다.

그는 오다가 술에 독을 탔다.

부모로부터 사랑과 그리고 황금을 혼자 다 차지할 속셈이었다.

첫째가 도착하자 둘째와 셋째가 벌떡 일어나 첫째를 죽였다.

그새 둘은 우승의 영광과 황금을 나눠 갖기로 합의를 보았던 것이다.

둘째와 셋째는 기뻐서 독이 든 술을 나눠 마시고 공평하게 죽었다.

이 소식을 들은 임금은 A집 황금을 빼앗아 지나가던 사람들에게 나눠줬다.

 

위 이야기는 연암 박지원의 황금대기(黃金臺記)에 나오는 내용을 패러디한 것이다.

 

황금을 놓고 치킨게임을 한 것 자체가 잘못이지만, 게임에서 승리한 아들 세 명의 마음가짐이 2022년 대한민국 정치권에 많은 시사점을 주고 있는 이야기다.

 

역대 정권의 대통령 주변에는 항상 자타가 인정하는 3인방이라는 핵심관계자가 있었다.

 

최고 권력 주변에 2인방이나 4인방은 없고, 항상 3인방만 있다는 게, 권력에서 1인자가 좋아하는 수 3이 상징하는 바가 큰 것 같다.

 

대통령의 3인방은 정권 탄생의 일등공신일 뿐만 아니라, 정권 내내 대통령 측근에서 대통령과 운명을 같이 하는 핵심관계자를 일컫는다.

 

그런데 이 3인방이 정권을 가져왔올 때와 정권을 내줄 때 어떻게 처신하느냐에 따라, 그 정권이 성공적인 정권이 되기도 하고, 실패하는 정권이 되기도 한다는 사실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위 이야기의 A집 아들 세 명처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을 탄생시킨 핵심관계자 3인방이 서로 자리 욕심을 내거나 서열 다툼을 한다면, 510일 임기를 시작하는 윤석열 정권도 언젠가는 무너지고 말 것이다.

 

개인적으로 아쉬운 점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을 탄생시킨 핵심관계자 3인방이 모두 새 정권의 주요 요직에 발탁되고 있고, 그들에 의해 새 정권의 그림이 그려지고 있다는 것이다.

 

나는 5년 전 문재인 정권을 탄생시킨 3인방 중 최측근 핵심관계자인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문재인 대통령 취임 며칠 전에 미국으로 떠났던 사실을 지금도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그 후로도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은 비선실세 논란을 차단하기 위해 미국과 일본 등을 오가며 3년에 가까운 기간 유랑생활을 했으며, 문재인 대통령 임기 5년 내내 임명직과 선출직 모두 하지 않은 역대 3인방 중 유일한 사례를 만든 장본인이 되었다.

 

그런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이 얼마 전 문재인 대통령 퇴임에 맞춰 정치권에서 완전히 은퇴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의 정계 은퇴 소식을 듣고, 문재인 정권에 맞서 공정과 정의를 내세우던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설득해 정치의 길로 끌어들였고, 대통령에 당선될 때까지 지근거리에서 보좌한 최측근 핵심관계자 3인방이 지금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지금이라도 윤설열 대통령 당선인의 최측근 핵심광계자 3인방이 A집 아들 세 명의 교훈을 거울삼아, 욕심을 다 내려 놓고, 오로지 새 정권만을 위해 백의종군하겠다는 결단을 해야 새 정권이 성공한 정권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대선기간 내내 윤핵관을 저격한 국민의힘 대표의 메시지의 참 뜻을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3인방은 아직도 모르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는 생각이 든다..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의 정계 은퇴 소식을 접하고, 연암 박지원의 황금대기(黃金臺記)에 나오는 내용을 아래와 같이 다시 패러디해봤다.

 

[B집 아들 세 명]

B집 아들 셋이 치킨게임에 나가 패하여 부모 소유의 많은 황금을 잃었다.

위로주를 들기 위해 첫째가 술을 사러 갔다.

첫째는 오다가 술에 독을 탔다.

치킨게임에서 승리하지 못해 황금을 빼앗긴 책임을 혼자 다 질 속셈이었다.

첫째가 도착하자 둘째와 셋째가 벌떡 일어나 첫째를 죽였다.

그새 둘은 부모로부터 받을 책망을 둘만이 나눠갖기로 합의했던 것이다.

둘째와 셋째는 서로를 위로하며 독이 든 술을 마시고 공평하게 죽었다.

이 소식을 들은 임금은 많은 황금을 B집 자손들에게 보상해줬다.

 

한 나라 최고 통치권자인 대통령의 3인방 정도 된다면 위 이야기의 B집 아들 세 명처럼 정권이 실정을 하거나 곤경에 처할 때마다 스스로가 죽을 각오로 책임질 수 있어야 하고, 그래야 그 정권이 성공한 정권이 될 수 있고, 국민으로부터 사랑받아 정권 연장까지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은 B집 첫째 아들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아쉬운 점은 B집 둘째 아들과 셋째 아들이 영영 나오지 않을 것 같다는 것이다.

 

[단상]

스스로 정치적 사망선고를 한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냅니다.

   

 

 

물류on뉴스 기자 kmpres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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