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서 다가오는 斷想] 참회록

2022.02.28 06:05:09


  김삼기(1959) / 시인, 칼럼니스트

 

참회록(懺悔錄)은 자서전의 일종으로 자신이 지난날에 저지른 과오를 돌아보고 반성하는 데 중점을 두고 쓰는 고백서다.

 

대표적인 참회록으로는 아우구스티누스, 루소, 톨스토이의 참회록이 있는데, 이를 세계 3대 참회록이라고 부른다.

 

아우구스티누스 참회록은 아우구스티누스(354~430)40대 초반인 397년부터 400년에 걸쳐 4년 동안 쓴 13권의 책으로, 죄의 용서의 체험을 통해서 우주와 역사의 지배자인 신을 찬양하는 내용이 담겨 있고,

 

루소 참회록은 루소(1712~1778)가 노년에 썼지만, 루소가 죽은 후 1781년과 1788년 두 차례에 걸쳐 출간된 12권의 책으로, 자신의 치욕적인 일과 부끄러운 일과 가장 마음이 아픈 이야기까지 늘어놓아, 반성문 형식으로 기록되었고,

 

톨스토이 참회록은 톨스토이(1828~1910)50대 초반인 1880년에 쓰기 시작하여 1882년까지 3년에 걸쳐 쓴 책으로, 자신의 삶을 돌아보면서 삶의 무의함과 덧없음을 한탄하고 신에게로 귀의하는 내용으로 되어 있다.

 

우리나라에도 윤동주의 참회록()이 있는데, 윤동주(1917~1945)24세인 1941년에 썼지만, 윤동주가 죽은 후 1948년에 출간된 유고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에 들어 있는 작품으로, 식민지 피지배 현실과 내면세계 사이에서 심각하게 괴로워하는 모습을 묘사하고 있다.

 

그러니까 아우구스티누스는 43세에 4년 동안 참회록을 쓴 후, 30년을 더 살았고, 루소는 노년에 참회록을 쓴 후, 오래 살지 못했고, 톨스토이는 52세에 3년 동안 참회록을 쓴 후, 28년을 더 살았고, 윤동주는 24세에 참회록을 쓴 후, 4년밖에 살지 못했다.

 

여기서 루소와 윤동주는 참회록을 쓴 후, 얼마 살지 못하고 죽었기 때문에, 참회록은 썼으나 자신이 참회에서 얻은 바를 실천하지 못했지만,

 

아우구스티누스와 톨스토이는 인생 중반기에 3-4년에 걸쳐 참회록을 쓴 후, 30여 년을 더 살았기 때문에, 자신이 참회에서 얻은 바를 직접 실천할 수 있었다.

 

물론 참회록을 쓴 이들 자신이 참회한 바를 직접 실천하고 안 하고를 떠나 이들이 자신의 참회를 작품으로 남겨 후세에 많은 영향을 준 것은 참으로 훌륭한 업적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참회만 하고 참회에서 얻은 바를 생활에서 직접 실천하지 못 한다면, 이는 진정한 참회라 할 수 없을 것이다.

 

얼마 전에 만난 후배는 1990년대 후반 IMF 당시 사금융업을 하면서 하루 매출 1억 원이 넘을 정도로 사업이 잘 되어 엄청난 돈을 벌었다고 했다.

 

그런데 돈을 버는 과정에서 후배 자신은 원칙을 지켰지만, 그래도 수없이 많은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었다며, 본의 아니게 피해를 당한 그들을 생각하며 참회하는 마음으로 분당의 아주 작은 교회에 나가 기도하고 있다면서, 내 앞에서 눈물을 흘렸다.

 

나는 후배 나이가 이제 막 60세니, 후배가 지금 하고 있는 참회가 앞으로 수십 년 동안 실천할 수 있어 참으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우리는 대부분 참회를 인생의 마지막 때에 한다고 생각하지만, 진정한 참회는 참회에서 얻은 바를 실천할 수 있는 기간이 어느 정도 남아 있을 때 해야 맞을 것이다.

 

그리고 참회는 일반인보다 사회 지도자, 특히 정치인이 더 많이 해야 맞을 것 같다.

 

바이든도 시진핑도 참회에서 자유롭지 못하며, 특히 푸틴은 더더욱 그렇다.

 

이유야 어떻든 그들의 한 마디에 의해 수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고, 가족을 잃고, 모든 것을 잃기 때문이다.

 

얼마 전에 만난 후배가 흘린 참회의 눈물을 세계 지도자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지도자도 기억해야 할 것이다.

 

나도 윤동주 시인이 참회록에서 언급한 파란 녹이 낀 구리 거울을 들여다보면서 더 늦기 전에 참회록을 쓸 생각이다.

 

나로 인해 마음 아팠고, 눈물을 흘렸던 자들을 위해서, 그리고 게을렀고, 잘못됐 던 나 자신을 위해서,

 

그래야 후배 말대로 남은 여생 동안 더 이상 누군가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나 자신에게도 당당할 수 있으니까,,,

 

지난날을 반성하며 지금 생활 속에서 자산만의 방법으로 참회록을 쓰고 있는 후배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단상]

우리도 지금 자신만의 방법으로 참회록을 꼭 한 번 써보면 어떨까요?

우리는 최소한 우리  자신에게라도 참회할 것이 많은 자들이니까요.




물류on뉴스 기자 kmpres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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