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삼기(1959) / 시인, 칼럼니스트 요즘 TV를 켜보면 아나운서를 비롯해 프로그램 진행자나 참가자들까지도 오롯이라는 단어를 자주 사용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전에는 오로지라는 단어만 사용해도 괜찮았는데, 지금은 오로지 대신 오롯이라는 단어를 사용해야 유식하게 보일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오롯이를 사용하고 있다. 사실, 오로지와 오롯이는 그 뜻이 다르지만, 비슷한 의미도 가지고 있어, 언어 구사능력이 뛰어난 사람이 아니면 구분하기 힘든 단어다.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전에는 일반인은 물론이고 방송이나 언론에서조차 오로지와 오롯이를 구분하지 않고, 오로지라는 단어만을 사용해왔다. 그러나 최근에 누군가 틀리기 쉬운 우리말을 바로 잡아야 한다는 차원에서 오로지와 오롯이를 구분하여 사용하기 시작했고 그래서 우리나라에 오롯이 열풍이 불고 있는 것 같다. 그런데 문제는 방송에서조차 오로지와 오롯이를 제대로 구분하지 못하고, 오로지 대신 오롯이만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거기다 오롯이라는 단어를 사용해야 유식하다는 생각이 더해지면서, 우리 사회가 온통 오롯이로 범람하고 있다는 것이다. '오로지'는 다른 것은 있을 수 없고, 오직 한 곳으로 만을 뜻하는 말로, 오직
김삼기 / 시인, 칼럼니스트 어제 지인 두 분과 연천군 소재 고대산자연휴양림에 다녀오면서, 우리는 차 안에서 많은 얘기를 나눴다. 연천은 접경지역이어서 그런지 군 부대만 많고, 공장이나 큰 건물은 거의 없는 청정지역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인 중 한 분이 서울에서 고대산까지 거리가 얼마나 될까 하면서, 내비게이션을 켜보더니 110km라고 했다. 그러자, 다른 한 지인이 사람의 심리적 저항거리가 100km라면서 고대산자연휴양림이 심리적 저항거리 100km을 벗어나 있어, 이용객들에게 조금은 부담되는 거리라고 말했다. 그 지인은 본인도 집에서 100km가 안 되는 곳에 있는 천안의 처갓집에 갈 때는 부담이 덜 되는데, 대전에 사는 지인 집에 갈 때는 부담이 된다고 했다. 나도 어렸을 때 할머님으로부터 들은 “사람이 태어난 곳에서 반경 100km 안에서 자라고, 반경 100km 안에서 나오는 농산물을 먹고, 반경 100km 안에 사는 베필을 만나 결혼하고, 반경 100km 안에서만 평생 사는 사람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오래 살 수 있다”는 얘기를 해줬다. 그리고 신토불이(身土不二)는 자신의 몸과 그 몸이 태어나고 자란 땅은 둘이 아니라 하나라는 뜻으로, 제 땅에서
김삼기 / 시인, 칼럼니스트 실존주의 철학의 대가 샤르트르는 실제존재상황을 적용하는 효도 방법을 제시했다. 사람이 잠자는 모습은 죽은 모습과 가장 흡사하다고 한다. 그래서 부모님이 주무시고 계시는 침실에 들어가 무릎 꿇고, 5년이 될지 10년이 될지 알 수 없는 부모님의 죽음을 현실로 받아들이면서 부모님의 얼굴을 바라보면, 대부분은 눈물을 흘리며 효도하지 못했던 자신을 발견하게 되고, 결국은 효도하겠다는 결심과 함께 진정한 효도를 하게 된다고 한다. 현재 이루어지지 않은 미래의 상황을 현재 실제 존재하는 상황으로 인식할 때, 본질의 깊이와 폭이 더 커진다는 실존주의 철학의 좋은 예라 할 수 있다. 오래 전, 중고등부 학생들과 양평으로 수련회를 갔을 때도 실제존재상황인식을 응용해서 미리 겪어보는 죽음을 통해 새로운 삶을 다짐하게 되는 프로그램을 가진 적이 있다. 학생들 스스로 만든 묘비를 세워 놓고, 학생들이 모형 관에 들어가 누우면 못질을 하고, 미리 파 둔 웅덩이에 모형 관을 넣어 흙을 뿌리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모의 장례식이었다. 모의 장례식이 끝나고 나온 학생들 대부분은 엉엉 울면서 지금까지 잘못 살아온 자신을 발견하고, 결국은 앞으로 새롭게 거듭난 모습
김삼기 / 시인, 칼럼니스트 우리나라 20대와 30대는 중국을 싫어하고, 60대 이상은 일본을 싫어한다고 한다. 그래서 사드배치를 주장하며 중국을 공격하는 국민의힘의 윤석열 대선후보는 20대와 30대에서 높은 지지율을 얻고, 위안부 문제 등 일본을 공격하는 민주당의 이재명 대선후보는 60대 이상에서 높은 지지율을 얻고 있다. 19대 대통령선거 때까지만 해도 친미성향이냐 반미성향이냐에 따라 양대 정당의 지지율이 달라졌는데, 금번 20대 대통령선거에서는 미국은 보이지 않고, 중국과 일본만 보이는 선거가 되었다. 특히, 중국을 싫어하는 20대와 30대가 대선의 승패를 좌우하는 핵심세대로 등장하면서 금번 대선에서 중국에 대한 평가뿐만 아니라, 대선 이후 새 정권의 중국에 대한 전략도 매우 중요한 이슈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14개 국가와 육상 경계를, 6개 국가와 해상 경계를 맞대고 있는 세계에서 국경선이 가장 긴 국가다. 이런 지정학적인 요인으로 인해, 중국은 1949년 건국 이후 지금까지도 인접국가와 영토분쟁을 계속 하고 있다. 실제로, 중국은 강한 군사력을 가진 인접국가인 소련, 인도, 베트남과 영토문제로 몇 차례 무력충돌을 벌였고, 남중국해에서 몇몇
김삼기 / 시인, 칼럼니스트 어제(1.29) 홍준표 의원이 윤석열 대선후보의 중앙선거대책본부에 합류하면서 국민의힘이 원(one)팀 구성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직 두문불출하고 있는 유승민 전 의원과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까지 합류해야 사실상 국민의힘의 원팀 구성이 마무리 되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야권 단일화까지 이루어져야 정권교체를 위한 범야권 원팀 구성이 마무리 되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민주당 역시 경선이 끝난 후, 곧바로 원(one)팀이 구성되었다고 발표했지만, 사실상 최근 이낙연 전 대표가 등장하면서 원팀의 면모를 갖추기 시작했다. 민주당도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들의 적극적인 합류와 범여권 단일화까지 이루어져야 정권연장을 위한 원팀 구성이 마무리되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정치권에서 선거를 앞두고 말하는 원(one)팀은 정치적으로 이해관계가 서로 다른 구성원들이 선거 승리라는 하나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일시적으로 만든 기구다. 그래서 정치권의 원팀은 목적이 달성되거나 시효가 소멸되면 저절로 해체되는 숙명을 갖고 있다. 그러니까 선거를 앞두고 원팀이 구성되었다 해도 모든 구성원들이 하나의 울타리 안에서 부분적으로만 하
김삼기 / 시인, 칼럼니스트 몇 년 전부터 존경하는 두 분의 메시지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하루도 거르지 않고 내 카톡에 도착하고 있다. 먼저 새벽 5시 40분 도착하는 ‘책속의 한줄’은 삶의 지침이 되는 글이고, 7시 20분경 도착하는 ‘아침 3분 공감’은 하루를 시작하기 전 마음을 다스리기에 좋은 글이다. 나는 다른 분들의 메시지도 카톡으로 받으면 꼭 읽는 편이지만, 위 두 분의 메시지는 언제나 정해진 아침 시간대에 받는 글이라, 특히 더 관심을 가지고 읽고 있다. 그래서 나는 평소 위 두 분이 보내는 메시지를 차가운 머리로 읽지 않고, 따뜻한 가슴으로 읽는 편이다. 분명히 분별력 있는 머리로 읽어야 하는데, 나는 왜 따뜻한 가슴으로 읽고 있는 것일까? 아마 내가 존경하는 두 분을 항상 내 마음의 좋은 공간에 담아두고 있어서 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사실 생각이나 감정 따위가 자리 잡고 있는 공간인 마음도 가슴에 있지 않고, 머리(뇌)에 있는데, 나는 왜 가슴으로 위 두 분의 메시를 읽고 있는 것일까? 우리는 흔히 머리에 있는 마음을 가슴에 있다고 여기고, 심한 경우는 마음과 가슴을 같은 의미로 이해하기도 한다. 분명히 마음은 가슴에 있지 않고 머리에 있는
김삼기 / 시인, 칼럼니스트 인류가 아직 문자를 가지지 못했을 때도 언어는 존재했고, 그래서 문자 대신 언어로만 모든 의사를 전해야만 했다. 이렇게 단순히 언어로만 의사를 전하던 시대를 구전시대(口傳時代)라고 부르고, 이 시기에 언어로 전해지는 문학을 구전문학(口傳文學)이라고 한다. 그리고 문자가 생기기 전까지의 구전시대뿐만 아니라, 인쇄술이 발달하여 문자가 널리 보급되기 전까지도 이야기(문학) 외에 역사나 사건이나 이 세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상황은 대부분 입으로만 전해졌다. 특히 신화나 전설이나 설화가 오랜 기간 동안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면서 구전시대의 대표성을 지닌 구전시대의 산물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면 전해질수록 내용이 추가되거나 변질되고, 나중에는 완전히 다른 내용이 될 가능성이 높았는데도, 구전시대의 역사나 사건이나 특히 문학이 나름대로 생명력을 가지고 그 명맥을 이어왔다. 그렇다면, 구전(口傳)에 무슨 신통한 비밀이라도 숨겨져 있는 것은 아닐까? 나는 전설이나 기적같이 허무맹랑한 이야기를 들을 때는 반신반의하다가도 그 허무맹랑한 이야기를 누군가에게 전할 때는 스스로가 들었을 때보다 훨씬 확실한 믿음을 가지고 전하는 인류의 속성
김삼기 / 시인, 칼럼니스트 어제 수도권에는 올 겨울 두 번째로 많은 눈이 내렸다. 나는 어렸을 때, 할머님으로부터 “눈이 내리면 날씨가 포근하다.”는 속담을 자주 들었고, 실제 눈이 내리는 날에는 항상 따뜻해서 밖에 나가 뛰놀았던 추억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어제는 할머님이 들려준 속담과 달리, 눈이 내리는 데도 체감온도가 영하 15도까지 내려갔고, 그래서 그런지 길가에는 사람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이렇게 어릴 적 할머님의 속담을 생각하고 있던 중, 같이 동행했던 친구가 “눈 온 다음날은 거지가 빨래를 한다.”는 속담이 있다며, 내일 날씨가 따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친구는 구름 속의 수증기가 물로, 물이 얼음으로, 그리고 얼음이 눈으로 변하면서 응결할 때, 열을 내놓기 때문이라고 부연설명까지 해줬다. 그러나 오늘의 날씨를 검색해보니, 오히려 어제보다 더 춥다고 하여, 불현듯 우리 선조들의 지혜가 담긴 눈에 관한 구전속담이 비과학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속담이 어느날 갑자기 어떤 학자가 만들어 낸 게 아니고, 예로부터 오랫동안 입으로 민간에 전해오는 격언과 잠언을 이르는 말로, 조상들의 경험과 지혜를 담고 있어 상당히 과학적이라고 알고 있었다
김삼기 / 시인, 칼럼니스트 민주당의 이재명 경선후보를 대선후보로 만든 1차 핵심그룹은 지금도 대선 승리를 위한 선거캠프에서 2차 핵심그룹으로 이재명 대선후보를 돕고 있다. 반면, 국민의힘의 윤석열 경선후보를 대선후보로 만든 1차 핵심그룹은 대선 승리를 위한 선거캠프에서 다 빠졌고, 새로운 2차 핵심그룹이 윤석열 대선후보를 돕고 있다. 이재명 대선후보의 1차 핵심그룹은 워낙 강해서 2차 핵심그룹으로 이어지는 상황이나, 윤석열 대선후보의 1차 핵심그룹은 2차 핵심그룹으로부터 윤핵관이라는 공격을 받고 선거캠프를 떠난 상황을 우리 국민은 어떻게 볼까? 고대 그리스에서는 왕족이나 귀족의 아이가 태어날 때, 산모를 도와주는 산파와 아이가 잘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몽학선생이 한 생명을 전인적으로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산파는 노비 중에서 출산 경험이 있고 지혜로운 여자이어야 했고, 아이가 태어나기 직전부터 태어날 때까지 안가에서 산모의 출산과 건강을 도와주었다. 몽학선생도 노비 중에서 건강하고 영특한 남자가 뽑혔고, 왕족이나 귀족의 아이가 성인(16세)이 될 때까지 아이 옆에서 일상적인 시중을 들고 학교까지 안전하게 인도하는 일을 맡았다. 산파는 산모와
김삼기 / 시인, 칼럼니스트 미국의 지형은 동고서고(東高西高)로, 서쪽으로 기울어진 한국의 동고서저(東高西低) 지형과 달리, 중앙부의 동서 횡단면이 凹자형을 이루고 있다. 동쪽에는 대서양 연안의 애팔래치아 산맥과 함께 고기조산대 산지가 있고, 서쪽에는 태평양 연안의 태평양 조산대에 속하는 험준한 습곡산지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국의 강은 대부분 여러 갈래로 나뉘어 서쪽의 서해로 흐르지만, 미국의 강은 동과 서 중앙에 펼쳐진 내륙평야에 남북으로 길게 뻗어 있는 거대한 강 미시시피강을 통해 남쪽의 멕시코만으로 흐른다. 즉, 미국 전역의 지류가 합류하여 형성된 미시시피강이 동쪽의 대서양과 서쪽의 태평양이라는 바다로 흐르지 않고, 대부분 남쪽의 멕시코만으로 흐른다는 것이다. 멕시코만(면적:160만㎢, 평균수심:1,530m)의 담수 대부분이 미국에서 유입되는데, 이 중 약 64%의 담수가 미시시피 강에서 흘러들어올 정도로 미시시피강은 엄청난 규모의 큰 강이다. 미시시피강은 나일강, 아마존강, 양쯔강에 이어 세계에서 4번째 큰 강으로, 미국의 50개주 중 31개주를 지나는 미국을 대표하는 국내하천이자, 캐나다의 서스캐처원 ·앨버타 두 주의 일부까지 지나는 국제하천이
김삼기 / 시인, 칼럼니스트 야구경기에서 감독은 코치의 도움을 받아 출전 선수를 결정하고, 경기운영 전반을 조율하고, 궁극적으로는 승패에 대한 책임을 지게 된다. 투수는 상대 타자에게 공을 던지는 선수로, 경기의 승패를 가르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투수 중에서도 선발투수가 컨디션이 좋지 않거나 특히 경기 전력에 위기 상황이 닥칠 때, 전략적으로 투입된 투수를 구원투수라고 한다. 구원투수 중에서도 경기의 마지막 회인 9회에 등판하여 승부를 굳히거나 뒤집는 투수를 마무리투수라고 한다. 현재 대한민국에서는 내년 3월 9일 결승전을 앞두고 있는 정치야구 코리안 시리즈가 한창인 것 같다. 그런데 한 팀은 여러 명의 투수가 감독의 사인에 의해 번갈아 가며 경기를 잘 치르고 있는 반면, 한 팀은 구원투수가 감독과 다툰 후 나가버렸고, 코치도 감독과 불편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서 말한 구원투수는 자타가 인정하는 김종인 전 선대위원장을 말한다. 김종인 전 선대위윈장은 2012년 19대 총선에서 위기에 빠진 박근혜 대표의 구원투수로 나와, 당초 열세에 있던 새누리당이 과반을 넘는 152석을 확보하는데 큰 공을 세웠다. 그 후 18대 대선 기간 동안에도 경제민주
김삼기 / 시인, 칼럼니스트 어제(1.5) 오전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는 선거대책위원회를 해산하고, 기동성을 극대화한 실무형 선대위 본부를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오후에 모든 언론은 “윤석열 대선후보가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을 해촉하고, 4선 중진의 권영세 의원을 선거대책본부장으로 임명했다”고 발표했다. 애초에 윤석열 대선후보가 김종인 전 위원장을 선거대책위원회 총괄선대위원장으로 임명하지 않고 위촉했기 때문에, 모든 언론이 해임 대신 해촉으로 표현한 것 같다. 그런데, 왜 권영세 선거대책본부장에 대해서는 ‘위촉했다’고 하지 않고, ‘임명했다’고 했을까? 국어대사전에 의하면, 임명은 일정한 지위나 임무를 남에게 맡기는 것이고, 위촉은 일정한 지위나 임무를 남에게 부탁하여 맡기는 것이다. 임명은 주로 정부나 회사, 학교, 기관 등 전통적인 조직에서 발생하며, 임명자의 결정에 따라 피임명자가 정해지지만, 위촉은 주로 일시적인 조직에서 발생하며, 위촉자가 피위촉자에게 부탁하여 모셔오기 때문에, 피위촉자의 결정에 따라 위촉이 이루어진다. 그래서 임명자와 피임명자와의 관계보다 위촉자와 피위촉자의 관계가 더 자유로운 편이다. 그리고 위촉의 의미가 어떤 지위나 일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