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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서 다가오는 斷想] 말은 금이고, 글은 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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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삼기 / 시인, 칼럼니스트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이 행복할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는 태초부터 지금까지 방대한 원리와 이론이 계속 발전하면서 쏟아져 나왔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인류는 원리와 이론을 만들어냈던 철학자, 과학자, 사상가 등을 잊지 않고 기억하며 존경하고 있다.

 

특히 인류는 원리와 이론을 학문으로 체계화했던 2000여 년 전의 철학자 소크라테스와 공자, 그리고 기독교와 불교를 창시하여 인류의 정신적 기틀을 마련한 예수와 석가모니를 존경하고 있다.

 

우리가 소크라테스, 공자, 예수, 석가모니를 세계 4대성인이라고 부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철학과 종교의 창시자라 할 수 있는 4대성인 모두가 책을 한 권도 쓰지 않았다.

 

먼저 너 자신을 알라는 명언을 남겼던 서양 철학의 창시자 소크라테스(BC470 - BC399)는 책을 한 권도 쓰지 않고, 문답식 대화로만 자신의 철학 세계를 펼쳤다.

 

소크라테스의 대부분의 사상은 그의 제자 플라톤에 의해 책으로 저술되어 세상에 알려졌다.

 

그리고 동양 철학의 원조라 할 수 있는 공자(BC551 - BC479) 역시 그가 직접 책을 한 권도 쓰지 않고, 제자와의 문답식 대화로만 자신의 철학 세계를 구축했다.

 

우리가 흔히 공자의 저서로 알고 있는 논어조차도 공자가 직접 집필하지 않았다고 한다.

 

또한 기독교의 시조인 예수(BC4 AD30)와 불교의 시조인 석가모니(BC624 BC544)도 책을 한 권도 쓰지 않고, 제자들이 스승의 가르침을 정리하여 경전을 썼을 뿐이다.

 

왜 세계 4대성인은 자신의 사상을 말로만 전했고, 제자들이 글로 정리했을까?

 

원리나 이론을 만들어내는 것처럼 칼럼을 쓴다는 것도 하나의 창조행위라 할 수 있는데,

 

내 경우도 혼자 글을 쓸 때보다 누군가와 어떤 주제를 놓고 대화하면서 더 기발한 아이디어를 떠올린 적이 많았다.

 

글을 쓸 때보다 누군가와 대화할 때 내 뇌가 더 민첩하게 작동했고, 그리고 뇌의 생각을 놓치지 않고 말로 바로 연결하면서 그 생각을 체계화 할 수 있었다.

 

아마 2000여 년 전 당시에는 기록할 수 있는 환경이 좋지 않아, 사상가들이 엄청나게 깊고 방대한 수준의 새로운 원리나 이론을 글로 정리하는 게 지금보다 훨씬 더 어려웠을 것이다.

 

현대도 획기적인 원리나 유명한 이론은 혼자 연구소에 앉아서 서술에 몰두하는 학자보다 교단에서 제자들에게 말로 가르치는 교수로부터 더 많이 나오고 있다.

 

2000여 년 전의 새로운 원리와 이론을 만들어낸 위대한 4대성인이 글이 아닌 말로 자신의 사상을 전할 수밖에 없었다는 데, 설득력을 더해 주는 것 같다.

 

주로 정신세계를 다루는 내 주변의 교수나 목사나 작가도 큰 아이디어나 깨우침은 누군가에게 자신의 지식이나 생각을 알려주면서 많이 얻는다고 했다.

 

나도 누군가와 대화를 하면서 영감이나 새로운 원리를 많이 깨닫게 되어 메모하곤 하지만, 그래도 메모하는 순간 그 영감이나 원리가 더 이상 발전하지 못하고 멈춰버려 아쉬웠던 경험이 있다.

 

물론 2000여 년 전 4대성인의 제자들처럼 누군가 툭툭 말로 던지는 큰 생각들을 듣고 정리해야 큰 원리나 이론이 체계화되어 인류에게 유익이 된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앞으로도 인류를 더 행복하게 하는 원리와 이론이 계속 나와야 하는데, 그렇다면 우리 사회가 툭툭 던지면서 쏟아내는 사상가들의 메시지를 누군가 잘 정리해야 할 것이다.

 

말로 새로운 원리와 이론을 쏟아내는 자와 이를 글로 정리하는 자가 따로 있어야, 더 큰 원리와 이론이 많이 나오고, 또한 사람들에게도 널리 알려져, 인류에게 유익을 줄 수 있다는 말이다.

 

성경에 의하면, 천지도 하나님이 말씀으로 창조했다.

 

글보다 말이 위대한 창조행위에 더 가까운 것 같다.

 

말은 금이고, 글은 은이다.

 

[단상]

가르치면서 창조행위를 하는 선생님들이 부럽습니다.

태풍 오마이스’에 의한 피해가 없도록 각별히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멀리서 다가오는 斷想] 허수아비 논법 김삼기 / 시인, 칼럼니스트 어제 아침 차를 타고 수도권 외곽을 달리면서 황금빛으로 물든 가을 들녘을 볼 수 있었다. 나는 20년 전, 모 신문사에 기고한 칼럼 ‘옐로우 카드’에서 “노랗게 물든 가을 황금들녘이 정부와 사회와 국민에게 경고의 메시지를 주고 있다”고 언급한 이후, 매해 가을 들녘을 볼 때마다 옐로우 카드를 연상해왔다. 그래서 어제 가을 황금들녘이 우리나라에 주는 경고의 메시지도 생각해봤다. 나는 “대선정국으로 인해 불거진 굵직한 사건들을 제대로 매듭 짓지 않고, 정쟁으로 대충 넘긴다면, 우리나라의 미래가 밝지 않다.”는 황금들녘이 주는 경고의 메시지를 쉽게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우리 국민이 진영논리에 의해 한쪽으로 치우쳐 편향된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하거나, 특히 대선후보들의 공약이나 경선 토론회에서 주장하는 정책에 대해 정확하게 판단하지 못한다면, 역시 우리의 미래가 밝지 않다.”는 메시지로도 들렸다. 어제 오후 돌아오면서 차를 잠깐 세우고 아침에 지났던 가을 들녘을 자세히 봤더니, 탐스러운 낟알을 노리는 참새 떼를 쫓아내기 위해 나무, 짚, 옷가지 등으로 만든 농부 모습의 허수아비도 여기저기 서있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허수아비가 거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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