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삼기 / 시인, 칼럼니스트
미래는 주인 없는 것들로 가득하지만, 과거는 이미 주인 있는 것들로 가득하다.
현재는 주인 없는 미래의 것들을 소유하기 위해 경쟁하고, 주인 있는 과거의 것들을 지키거나 뺏기 위해 싸움이 벌어지는 각축장이다.
역사적으로, 인류 사회는 주인 없는 미래의 것들을 차지하기 위해 경쟁하기 보다는 주로 주인 있는 과거의 것들을 놓고 싸우며 발전해왔다.
주인 없는 미래의 것들을 갖기 위해 연구하고 노력하고 투자하는 현재가 되어야 인류 사회가 안정적으로 발전할 수 있다.
그런데 주인 있는 과거의 것들을 갖기 위해 다투거나 전쟁을 하면서 인류 사회가 명맥을 이어왔다는 게 안타까울 뿐이다.
우리 사회가 아직 주인 없는 미래의 가치를 얻기 위한 경기장이 되어야지, 이미 주인 있는 과거의 가치를 뺏는 도박장만 되어서는 안 된다.
월드컵이나 각종 스포츠 경기가 전 우승 국가의 1등이라는 가치를 뺏는 경기가 아니고, 대회 기간 중에 주인 없는 우승컵을 놓고 경쟁하기에, 세계 평화에 기여하는 아름다운 축제가 되는 것이다.
만약 스포츠 경기가 전쟁과 같이 주인 있는 것들을 뺏는 방식으로 진행된다면, 우리는 스포츠를 통해서 스트레스를 풀기 보다 오히려 스트레스를 받고 말 것이다.
삼선전자, 애플, 알리바바 등 세계적인 초일류 기업들의 경영 전략도 남의 것을 뺏는데 두지 않고 미래의 가치를 찾아내는데 두고, 그런 방향으로 계속 노력해왔기에 전 세계로부터 주목 받는 기업이 될 수 있었다.
주인 없는 가치로 가득한 미래의 것들을 획득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블루오션과 레드오션이 있다
블루오션(Blue Ocean)은 고기가 많이 잡힐 수 있는 넓고 깊은 푸른 바다로, 한 기업에서만 신기술에 의해 신제품이 개발되는 무경쟁시장을, 레드오션(Red Ocean)은 많이 알려져 있어 경쟁이 매우 치열한 특정 산업 내의 기존 시장을 의미한다.
창조 능력이 필요한 블루오션이건 전략과 전술 능력이 필요한 레드오션이건 핵심은 이미 타 기업이 가지고 있는 과거의 것들을 뺏는데 있지 않고, 아직 어느 기업도 가지고 있지 않는 미래의 가치를 획득하는데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현재는 미래를 과거로 내려 보내는데 익숙하지, 과거를 현재로 올려 보내는데 익숙하지 않다
즉 현재는 주인 없는 미래의 것들에게 주인을 찾아주는데 익숙하지, 주인 있는 과거의 것들로부터 주인을 몰아내는데 익숙하지 않다는 의미다.
주인 없는 미래의 것들을 추구할 때는 핵심 무기로 과학과 기술 등이 있고, 주인 있는 과거의 것들을 지키고 뺏을 때는 핵심 무기로 핵무기 같은 군사 장비 등이 있다.
한국은 그나마 주인 없는 미래의 것들에 투자를 많이 하고 있는 편인데, 북한은 아직도 과거의 것들을 지키거나 차지하기 위한 프레임에 갇혀 있는 것 같아 애석하다는 생각이 든다.
대한민국이 행복한 나라가 되기 위해서는 대한민국이 주인으로서 가지고 있는 과거의 것들 즉 영토나 건물 등을 지키기 위해 튼튼한 국방력도 가져야 하지만, 아직 주인 없는 것들을 차지하기기 위해 과학, 기술 분야에 보다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
우리 개인도 현재 하고 있는 일이 주인 없는 미래의 것들을 얻기 위한 일인지, 아니면 누군가 이미 소유하고 있는 것들을 뺏는 일인지 꼭 점검해 봐야 한다.
그리고 주인 없는 미래의 것들을 추구하는 일에 더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단상]